본문 바로가기
movies

영화<바닷마을 다이어리> 속 음식으로 본 정서 (자매, 식사, 바닷마을)

by lulunezip 2025. 11. 25.
반응형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자매 간의 유대와 일상 속 감정을 따뜻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특히 영화 속 ‘음식’은 단순한 배경 소품이 아닌, 인물들의 감정을 전달하고 관계를 연결하는 상징적인 요소로 활용된다. 자매가 함께 밥을 먹는 장면은 관객에게 감정적 울림을 주며, 일본 가정의 정서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영화 &lt;바닷마을 다이어리&gt;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

자매가 함께하는 식사의 의미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사치, 요시노, 치카, 그리고 새로 들어온 스즈까지 네 자매가 한 집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들이 매일같이 식탁에 마주 앉아 밥을 먹는 장면은 단순한 일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는 가족 간의 유대, 이해, 성장의 상징으로 기능한다. 특히 고레에다 감독은 ‘함께 먹는 음식’이 관계를 더욱 끈끈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영화 초반, 스즈는 이복자매라는 이유로 다소 거리감을 느끼지만, 자매들과 식사를 반복하며 점차 가족의 일원으로 녹아든다. 식사 중 나누는 대화는 모두가 편안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창구가 되고, 묵묵히 음식을 나누는 장면은 말보다 깊은 위로를 전달한다. 사치가 준비한 식사에는 자매를 향한 책임감과 애정이 담겨 있으며, 치카가 만든 계란말이에는 유쾌함과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는 각 인물의 성격과 가족 내에서의 역할을 음식으로 은유하는 방식이다. 밥을 먹는다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감독은 이들이 만들어가는 가족의 형태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음식이 전하는 기억과 위로

영화에서 음식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 역할도 한다. 스즈가 엄마와 함께 먹었던 음식, 혹은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추억이 깃든 식사는 그녀가 현재의 가족 속에 정착하는 데에 중요한 감정적 역할을 한다. 특히 '아지프라이'(전갱이 튀김) 장면은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의미를 더한다. 이는 자매들이 자주 찾는 식당의 대표 메뉴이자, 어린 시절의 기억이 담긴 음식이다. 스즈가 이 음식을 맛있게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그녀가 점점 새로운 가족에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음식이 가지는 정서적 위로의 힘을 잘 표현한다. 이처럼 고레에다 감독은 특정 요리를 통해 인물들의 감정 변화를 그려내며, 음식이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서 ‘기억’과 ‘사랑’을 담는 그릇이 될 수 있음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음식을 중심으로 한 장면들은 자매 간의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따뜻한 매개로서 작용한다.

 

일본 가정의 문화와 정서 표현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일본 가정의 일상적 정서를 음식이라는 소재로 풀어낸다. 영화에 등장하는 가정식은 대부분 간소하지만 정성이 담겨 있고, 이는 일본 가정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마음을 담은 음식’이라는 개념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고레에다 감독은 자극적인 음식보다, 조용하고 일상적인 식사를 통해 관객에게 '가족의 가치'를 일깨운다. 일본 영화 특유의 잔잔한 흐름 속에서, 음식은 어떤 극적인 사건보다 더 큰 감정의 흐름을 이끌어내는 도구가 된다. 가족이 함께 먹는 아침밥, 정성껏 만든 도시락, 특별한 날의 음식 없이도 영화는 깊은 감동을 전한다. 또한 영화 속 식사 장면은 시청자에게도 힐링을 전한다. 마치 한 끼를 함께 한 듯한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사람 간 관계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러한 연출은 현대 사회에서 단절된 가족 간 소통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고레에다는 음식을 통해 ‘가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관객에게 조용히 던진다.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음식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가족 간의 관계와 개인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자매가 함께 식사를 하며 나누는 따뜻한 대화와 침묵 속에는 말로 다하지 못하는 정서와 사랑이 담겨 있다.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의 감정과 정서를, 음식이라는 일상의 행위를 통해 고요하지만 깊이 있게 전달한다. 음식을 통한 마음의 연결고리, 그것이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울림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