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뮤지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위키드(Wicked)’는 단순한 판타지 작품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오즈의 마법사’의 반대 시점에서 전개되며, 기존의 선과 악 개념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작 소설과 뮤지컬은 엘파바라는 캐릭터를 통해 사회적 이슈, 도덕적 딜레마, 정치적 상징을 강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위키드’의 원작을 중심으로 스토리 구조, 작품에 내포된 상징들, 그리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깊이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스토리 구조 속 엘파바의 여정
‘위키드’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기존에 알려진 이야기의 ‘반대편’을 그린다는 점입니다. 주인공 엘파바는 원래 ‘서쪽의 나쁜 마녀’로 알려져 있지만, 원작에서는 그녀의 성장과 고뇌를 중심으로 서사가 전개됩니다. 그녀는 녹색 피부를 가진 채 태어나 사회적 편견 속에서 살아가며, ‘오즈’라는 세계의 모순과 부조리를 직접 마주하게 됩니다. 엘파바의 여정은 크게 다섯 단계로 나뉩니다. 첫째, 차별받는 유년기와 마법학교 시절. 둘째, 글린다와의 만남과 우정. 셋째, 마법 능력을 통해 정의를 실현하려는 시도. 넷째, 권력과 타협하지 않음으로 인해 ‘악역’으로 몰리는 전환점. 마지막으로, 스스로 선택한 도피와 사라짐입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판타지 서사가 아닌,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겪는 차별과 고립, 정의에 대한 갈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그녀가 영웅이자 희생양으로 그려진다는 점은 기존의 동화적 구조를 뒤집는 매우 독특한 시도입니다.
상징으로 가득한 캐릭터와 설정
위키드의 원작은 상징의 보고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선 엘파바의 녹색 피부는 ‘다름’에 대한 사회의 편견을 상징합니다. 그녀는 외모 때문에 배척당하고, 능력에도 불구하고 존중받지 못합니다. 이는 인종차별, 외모지상주의 등 현대의 다양한 문제들을 환기시키는 요소입니다. 또한 동물 캐릭터들이 말할 수 없게 되는 설정은 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하는 사회를 상징합니다. 오즈의 마법사는 마치 전체주의 정권의 상징처럼 행동하며, 겉으로는 질서를 유지하지만 실상은 진실을 은폐하고 권력을 유지하는 데만 집중합니다. 글린다 역시 단순한 ‘착한 마녀’가 아니라, 타협과 선택의 기로에 선 인간적 캐릭터로 등장합니다. 그녀는 엘파바와 대비되는 삶을 선택하며, 현실과 타협하는 다수의 인간 군상을 대표합니다. 이처럼 위키드는 단순히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인간 내면의 갈등과 사회적 구조의 모순을 드러내는 복합적 상징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위키드가 말하는 진짜 메시지
‘위키드’가 궁극적으로 던지는 메시지는 "우리가 아는 진실은 정말 진실인가?"라는 질문입니다. ‘오즈의 마법사’에서 단편적으로 그려졌던 ‘악한 마녀’의 실체를 조명함으로써, 이 작품은 진실의 상대성과 미디어의 조작, 사회의 프레임 씌우기 등에 대해 비판적으로 접근합니다. 또한 정의란 무엇인가, 진정한 영웅이란 누구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엘파바는 시스템에 저항하고, 약자를 대변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 ‘악인’으로 낙인찍힙니다. 반면, 시스템에 순응한 인물들은 ‘착한 마녀’ 혹은 ‘지도자’로 존경받습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유효한 사회적 메시지이며, 특히 청소년이나 청년층에게 깊은 울림을 줍니다. 결국 위키드는 한 개인의 서사이자 사회 구조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이며, 보는 이로 하여금 “누가 선이고 악인가?”라는 고정관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키드는 단순한 오락작품이 아닌, 시대적 메시지를 담은 현대의 고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원작 소설이 가진 깊이는 영화나 뮤지컬보다 더 진중하며 철학적입니다. 엘파바라는 인물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불평등, 프레임, 이면의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도 자신만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키워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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